오
가사
딸랑거리는 종소리 너머로 익숙한 회색 코트가 들어와 내가 골라줬던 소매의 주름 여전히 넌 그걸 입고 있구나 식어가는 커피잔을 꽉 쥐어 손끝에 남은 온기가 무색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갤 숙여 공기는 멈추고 음악만 흘러 비브라폰 소리가 귓가를 스쳐 네가 내 쪽으로 걸어오고 있어 준비하지 못한 인사를 골라 "잘 지냈어?"라는 그 짧은 말에 대답을 잃고 난 그냥 웃었어 남겨진 감정이 사랑은 아닌데 그렇다고 다 지운 것도 아니라서 마음의 구석이 조금 젖어와 말하지 못한 말들이 맴돌아 억지로 올린 입꼬리 뒤로 숨겨둔 진심이 자꾸만 새어 우린 이제 정말 타인이 됐네 새로 만난 사람 얘길 꺼낼 때 목 끝이 조금 따끔거려왔어 우리가 자주 오던 이곳인데 모르는 척 너는 커피를 마셔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았지 어색한 침묵이 우리를 갈라 시계 태엽 돌아가는 소리만 공허하게 테이블을 채우네 어느새 훌쩍 커버린 거리감 너의 미소는 예전과 같은데 내가 알던 너는 여기 없어서 괜히 코끝이 찡해지는 오후 "잘 지냈어?"라는 그 짧은 말에 대답을 잃고 난 그냥 웃었어 남겨진 감정이 사랑은 아닌데 그렇다고 다 지운 것도 아니라서 마음의 구석이 조금 젖어와 말하지 못한 말들이 맴돌아 네가 떠난 빈자리 테이블 위 아이스 아메리카노 물방울들 동그랗게 번진 얼룩을 보며 이제야 정말 끝임을 알았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우리 그저 투명하게 녹아내리네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 보며 참았던 숨을 크게 내쉬었어 미련이라 하기엔 너무 가볍고 추억이라 하기엔 조금 따가워 마음의 얼룩이 번져가는데 이제야 비로소 숨이 쉬어져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와 뺨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 가벼워진 듯 무거운 발걸음 오늘로 널 정말 보내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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