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목도리와 첫눈
재소(Jaeso)재생 64회
김 서린 유리창 너머로 익숙한 냄새가 나를 붙잡아 너와 자주 걷던 이 골목 가로등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우린 항상 여기 멈췄지 주머니 속 손을 겹쳐 쥐고 작은 온기를 나누던 그날들 왜 그때는 몰랐을까 이 평범한 게 기적이었음을 달콤했던 크림빵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듯 웃던 너 이제는 닿을 수 없는 시간 식어버린 종이컵 커피처럼 내 맘도 조금씩 저려와 잘 지내니 묻고 싶지만 입술 끝에만 맴도는 그 말 우리의 계절은 멈췄는데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 흐릿한 기억의 조각들이 발끝에 자꾸만 걸려와 비에 젖은 운동화 끈을 네가 쪼그려 앉아 묶어주던 그 골목길 어귀에서 낡은 영수증 하나를 꺼내봐 너의 흔적이 여기 남아 코트 깃에 묻은 빵가루처럼 혼자 마시는 이 커피는 유난히 쓰고 차갑기만 해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너를 절대 놓지 않았을 텐데 달콤했던 크림빵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듯 웃던 너 이제는 닿을 수 없는 시간 식어버린 종이컵 커피처럼 내 맘도 조금씩 저려와 잘 지내니 묻고 싶지만 입술 끝에만 맴도는 그 말 어두워진 골목길 끝에 나만 덩그러니 남겨진 채 혹시 네가 올까 봐 뒤돌아보는 미련한 나를 봐 아직도 널 보내지 못해 눈물 섞인 크림빵 한 입에 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 꿈속이라도 보고 싶은데 반쯤 남은 종이컵 커피처럼 추억만 가득히 고여와 미안해 더 잘해주지 못해 끝내 전하지 못한 내 진심 우리의 계절은 멈췄는데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 흐릿한 기억의 조각들이 발끝에 자꾸만 걸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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