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Lyrics
노을이 산등성이에 걸려 발밑엔 노란 은행잎 조각 서늘한 가을 공기 스미면 익숙한 그 길을 다시 걷네 어느새 길어진 내 그림자 혼자서 밟으며 올라가네 가벼운 외투 깃을 세우고 바람의 냄새를 들이마셔 함께 앉던 낡은 벤치 위로 낙엽만 조용히 쌓여가네 한참을 말없이 바라만 봤어 멀어지는 너의 그 뒷모습을 서툴렀던 어린 날의 우리 다 주지 못한 마음이 남아서 발걸음이 자꾸만 무거워져 잘 지내길 바랄게 나지막이 읊조려 자판기 식혜의 달콤한 맛 흩날리던 너의 머리카락 시시한 농담에 웃던 소리 이제는 나 혼자 듣는 환청 발소리마저 낯설게 들려 텅 빈 공기만 가득 채우네 너는 이제 평온해 보이네 다른 누군가와 걷는 일상 혹시 너도 아주 가끔씩은 나를 떠올리며 멈춰 서줄까 한참을 말없이 바라만 봤어 멀어지는 너의 그 뒷모습을 서툴렀던 어린 날의 우리 다 주지 못한 마음이 남아서 가슴 한 구석이 시려오는데 이제야 어른이 된 것 같은데 이 어리석음을 나눌 넌 없어 원망도 미움도 다 녹아내려 온화한 미안함만 가득 차올라 너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 결국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해 돌아서는 나의 이 발걸음이 아득한 그리움에 젖어 들어 너의 빈자리가 이제야 보여 사랑했어 정말 고마웠었어 바스락거리는 잎 소리만 내 뒤를 조용히 따라오네 어둠이 내려앉은 오솔길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멀리서 반짝이는 불빛들 너도 저기 어디쯤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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