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이불 같은 기억
재소(Jaeso)94 plays
3년이란 시간이 참 무심하게 흘러서 익숙한 이 골목길 다시 혼자 걷는다 여름밤의 습기가 어깨 위에 내려앉아 그때의 우리 모습 어렴풋이 겹친다 담벼락 낡은 낙서 희미하게 남아있고 포장마차 소주 향 코끝을 스쳐 지나 가로등 불빛 아래 그림자는 하나인데 자꾸만 네 목소리 들리는 것만 같아 오늘도 여기 바람은 그때처럼 참 차갑네 계단 틈 사이 배어있는 너의 눈물 자국까지 나는 이 골목에 서서 잠시 너를 만난다 기억 속의 널 불러 가만히 안아본다 풍경은 그대로인데 너만 여기 없어서 발걸음 뗄 때마다 마음이 조금 시려와 그래도 참 좋았던 우리의 그 계절들 조금만 더 머물다 천천히 걸어갈게 누군가 버리고 간 낡은 화분 하나가 계단참 구석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켜 발에 밟히는 것들 노란 은행잎 조각 계절이 바뀌어도 난 아직 여기 있어 어쩌면 너도 어딘가 나와 같은 마음일까 시간이 멈춰버린 듯 이 길을 헤매고 있을까 나는 이 골목에 서서 잠시 너를 만난다 기억 속의 널 불러 가만히 안아본다 풍경은 그대로인데 너만 여기 없어서 발걸음 뗄 때마다 마음이 조금 시려와 잊으려 애를 써도 결국 다시 여기인걸 모든 길의 끝에는 항상 네가 서 있어 아프기보다 소중한 그리움의 조각들 나는 이 골목에 서서 잠시 너를 만난다 기억 속의 널 불러 가만히 안아본다 풍경은 그대로인데 너만 여기 없어서 발걸음 뗄 때마다 마음이 조금 시려와 이 새벽이 지나면 다시 혼자가 되겠지 그래도 난 이 길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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