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려진 가로등 뒤로
재소(Jaeso)45 次播放
새벽 두 시 반의 공기는 차가워 가로등 불빛은 노랗게 번져 편의점 앞 파라솔 의자에 앉아 맥주 캔의 냉기를 손바닥에 묻혀 바람이 그때와 닮아있어 나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켜 익숙한 냄새가 코끝을 스치니 잊고 있던 얼굴이 툭 튀어나오지 냉장고 문 열 때 쏟아진 하얀 김 그 속에 섞여있는 우리의 숨김 아주 잠깐 멍하니 하늘만 봐 참 반짝였던 우리였잖아 지금은 다 흐릿해졌나 봐 민트맛 사탕의 텁텁한 끝맛 그게 너를 떠올리게 하나 봐 나쁘지 않아 이 기분 말야 그냥 오늘만 좀 잠겨있을게 나 노랗게 번져 아스라이 너 기억을 만져 꿈결 같은 너 비 오기 전 눅눅한 보도블록 위 너의 바랜 청자켓 소매 끝 느낌 우린 참 쓸데없는 얘길 했었지 그게 뭐라고 그리 크게 웃었니 연락처는 벌써 지운 지 오래인데 왜 이 장면은 영화처럼 선명한데 취한 건 아냐 기억이 날 뿐야 별일은 아냐 잠시 머물 뿐야 참 반짝였던 우리였잖아 지금은 다 흐릿해졌나 봐 민트맛 사탕의 텁텁한 끝맛 그게 너를 떠올리게 하나 봐 나쁘지 않아 이 기분 말야 그냥 오늘만 좀 잠겨있을게 나 미련은 아냐 그냥 좀 신기해 그 시절의 내가 너무 예뻐서 웃음이 나네 슬프진 않아서 다 지나간 일이라서 더 좋아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말야 맥주 캔은 비워져 가고 기억들은 흩어져 가고 가로등은 여전히 노랗고 밤은 조용히 깊어져 가고 참 반짝였던 우리였잖아 지금은 다 흐릿해졌나 봐 민트맛 사탕의 텁텁한 끝맛 그게 너를 떠올리게 하나 봐 나쁘지 않아 이 기분 말야 그냥 오늘만 좀 잠겨있을게 나 노랗게 번져 아스라이 너 기억을 만져 꿈결 같은 너 빈 캔을 구겨서 통 안에 던져 금속음 소리가 정적을 깨뜨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천천히 집으로 가는 길을 다시 걷지 내일이면 다시 잊혀질 장면 오늘 하루만 허락된 유통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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