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사이, 십 년의 정오
재소(Jaeso)65 plays
새벽 두 시의 골목길 익숙한 빵집 앞에 시동을 끄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 있어 네가 참 좋아하던 그 단팥빵을 하나 샀어 봉투 안의 작은 온기가 손바닥을 적셔오면 잊고 지낸 기억들이 하나둘씩 깨어나 미안해 정말 몰랐어 너의 피곤한 어깨를 한 번도 안아주지 못한 그때의 내가 미워서 달콤한 팥 앙금이 오늘은 유독 달아서 삼키지도 못한 채로 자꾸만 목이 메어와 (Cello Solo Interlude) 커피 한 잔 마시자고 졸린 눈으로 웃던 너 난 바쁘다는 핑계로 늘 등만 보이고 살았지 대단한 갈등도 없이 조금씩 멀어졌던 우리 그저 지쳐버렸던 걸 이제야 알 것 같아 차갑게 식은 공기가 창문을 두드리면 그제야 네 마음이 선명하게 보여서 미안해 정말 몰랐어 너의 피곤한 어깨를 한 번도 안아주지 못한 그때의 내가 미워서 달콤한 팥 앙금이 오늘은 유독 달아서 삼키지도 못한 채로 자꾸만 목이 메어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봐도 이미 늦어버린 걸까 텅 빈 옆자리에는 남겨진 빵 봉투만 부스럭대며 울고 있어 사랑해 말하지 못한 수많은 밤이 지나고 홀로 남은 이 길 위에서 너의 이름을 불러봐 다음에 우연히라도 우리가 다시 만나면 그때는 꼭 내가 먼저 미안하다 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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