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필름의 온도
사은(Saeun)재생 45회
퇴근길 사 온 귤 하나 노랗게 물든 손끝마다 신발장 위 구석진 자리 잊혀진 성냥갑 한 마디 녹슨 뚜껑을 열어봐 낯선 시간이 쏟아져 나와 빛바랜 메모 한 조각 번진 글씨는 누굴까 헌책방 광고지 너머 멈춰버린 어느 날의 나 보글보글 끓던 찌개 입김 위 그린 하트 한 개 비에 젖은 빨래 소동 그저 웃음이 났던 하루 이름 모를 당신의 밤 나의 오늘과 닮아있네 작은 방을 채운 온기 우릴 잇는 마음의 크기 사라지지 않을 이야기 여기에 머물러 있네 덜컥이는 서랍장 소리 익숙해진 낡은 모서리 편의점 노란 불빛 사이 스며드는 겨울의 공기 창문 틈새의 노란 빛 나를 깨우는 작은 떨림 번진 잉크 자국마다 누군가 살던 흔적일까 서툰 진심을 담아서 적어 내려간 그 마음일까 보글보글 끓던 찌개 입김 위 그린 하트 한 개 비에 젖은 빨래 소동 그저 웃음이 났던 하루 이름 모를 당신의 밤 나의 오늘과 닮아있네 마지막 열쇠 돌리던 그 발걸음의 떨림까지 이 낡은 벽지 구석에 따스한 온기로 남았네 외투 속 귤 껍질 향기 어느새 나를 감싸네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쌓여가는 이 작은 순간 당신이 남긴 이 방에 나의 계절을 채워가네 고마워요 이름 모를 나의 어제를 살던 사람 작은 방을 채운 온기 우릴 잇는 마음의 크기 사라지지 않을 이야기 여기에 머물러 있네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