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뒤, 낡은 책방에서
재소(Jaeso)59 回再生
창밖엔 늦가을 저녁이 내려와 정리하려 꺼낸 낡은 코트 한 벌 깊숙한 주머니 손을 넣었다가 손끝에 닿는 낯선 무언가 가만히 꺼내어 펼쳐본 곳엔 잊혀진 계절이 접혀 있었어 손수건의 거친 감촉 사이로 익숙했던 향기 아주 조금 코끝을 스치며 지나갈 때면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르네 시간이 다 잊게 해준다는 말 전부 거짓은 아니었나 봐 아프진 않은데 가슴 한구석이 조금씩 무거워지는 걸 보니 여전히 넌 거기 있나 봐 미련인지 아님 그리움인지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다 작은 한숨을 삼켜본다 모퉁이 번진 붉은 립스틱 자국 유난히 눈이 많이 오던 그날 사소한 일로 우린 다퉜었고 네 눈가엔 눈물이 고였지 서툴게 건넸던 이 손수건으로 네 아픔을 닦아주던 기억 얼어붙은 손을 꼭 감싸 쥐며 미안하다 말하던 내가 보여 따스했던 너의 그 온기들이 천 조각에 스며 남아있어서 버리지 못하고 쥐고 있는 나 바래진 추억을 매만지네 시간이 다 잊게 해준다는 말 전부 거짓은 아니었나 봐 아프진 않은데 가슴 한구석이 조금씩 무거워지는 걸 보니 여전히 넌 거기 있나 봐 미련인지 아님 그리움인지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다 작은 한숨을 삼켜본다 너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할까 우리가 함께한 3년의 뒤편에 나만 홀로 남겨진 건 아닐까 이제는 정말 보내줘야겠지 고마웠어 나의 모든 순간들 비로소 널 놓아주려 해 다시 손수건을 주머니 속에 넣고 오늘도 가을 저녁이 내 방에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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