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Letra
늦은 가을비가 내려 추억들이 다시 밀려 낡은 반지하의 문턱 발걸음은 그만 털썩 녹슨 우산꽂이 틈에 너의 분홍 우산 품에 여름밤은 시큼했어 우리 둘은 취해갔어 모기 소리 들려왔어 베개 위엔 흔적 있어 모든 것이 선명해서 꿈결 같아 아득해져 초록 불이 켜지던 날 아무 말도 못 한 출발 신호등의 울림소리 빗물 속에 흩어지지 이건 꿈이었을까 기억의 조각일까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다시 비가 내리니까 투명한 내 우산 위로 흘러내린 눈물 뒤로 가로등은 흔들리고 발걸음은 멀어지고 골목길을 벗어나며 새 우산을 깊이 쓰며 물웅덩이 바라보니 가로등이 일렁이니 그곳에 선 옛날의 나 비를 맞던 그때의 나 이제 아프지는 않다 기억들은 흐려진다 빗물 속에 섞여온다 너의 향기 불어온다 쓸쓸함이 따뜻하다 그날의 나 안아준다 초록 불이 켜지던 날 아무 말도 못 한 출발 신호등의 울림소리 빗물 속에 흩어지지 이건 꿈이었을까 기억의 조각일까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다시 비가 내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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