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

검은 배낭

재소(Jaeso)

재생 39회 · 즐겨찾기 0개 · 4:00

가사

창고 구석 먼지 쌓인 검은 배낭
십 년 전 상경할 때 메고 온 것
녹슨 지퍼를 겨우 당겨보니
쏟아지는 낡은 시간의 조각들
코끝에 스치는 눅눅한 냄새
여전히 거기 남아 있었네

귀퉁이 접힌 시외버스 표
잉크 다 번진 친구의 번호
첫 알바 때 산 싸구려 피크
버리지 못한 나의 첫 마음

비 그친 오후 네 시의 읍내
세탁소 셔츠처럼 흔들리는 나
그때의 심장 소리 발소리에 겹쳐
오늘도 그럭저럭 살아간다
씁쓸한 후회는 이제는 안녕
그저 담담히 나를 안아준다

우우우 우우
그럭저럭 살아가네
우우우 우우
참 따뜻했던 그 품

단칸방 벽지에 핀 곰팡이 꽃
라면 물 맞추며 꿈을 꾸던 밤
술 취해 비틀대던 그 언덕길
세상 다 가질 줄 알았던 아이
이제는 거울 속 낯선 사내로
조용히 마주 앉아 웃고 있네

영수증 뒤에 적힌 약속들
뿔뿔이 흩어져 간 사람들
손때 묻은 기타 줄 소리
잊히지 않는 나의 옛 노래

비 그친 오후 네 시의 읍내
세탁소 셔츠처럼 흔들리는 나
그때의 심장 소리 발소리에 겹쳐
오늘도 그럭저럭 살아간다
씁쓸한 후회는 이제는 안녕
그저 담담히 나를 안아준다

다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어
텅 빈 구멍만 남은 줄 알았어
그런데 그 거칠던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품이었네
어설픈 날들도 사랑이었네

새로 이사 갈 집 거실에 앉아
배낭 속 물건들을 다시 넣네
버릴 것 하나 없는 나의 생애
소중히 챙겨서 문을 나서네
발걸음마다 배어나는 온기
바람은 차도 마음은 푹신해

비 그친 오후 네 시의 읍내
세탁소 셔츠처럼 흔들리는 나
그때의 심장 소리 발소리에 겹쳐
오늘도 그럭저럭 살아간다
씁쓸한 후회는 이제는 안녕
그저 담담히 나를 안아준다

우우우 우우
그럭저럭 살아가네
우우우 우우
참 따뜻했던 그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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