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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반쯤 남은 맥주병엔 미지근한 거품 열린 냉장고가 뱉는 파르스름한 숨 내 마음 구석에 잡힌 눅눅한 주름 창밖엔 낮게 깔린 잿빛의 구름 안경엔 하얀 김이 서려와 기억은 빗줄기를 타고 와 아무도 모르는 섬으로 가 그냥 좀 아쉬운 거야 넌 어디에 있는 거야 우린 왜 멀어진 거야 여긴 참 고요한 거야 맴도는 목소리 잊혀진 발소리 여긴 참 고요한 거야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낯선 내 얼굴 어린 시절 뛰어놀던 그 골목의 노을 3년 전 바다 축제 짠내 나던 그 눈물 전화기를 꺼두고 걷는 이 밤은 보물 부러진 우산 끝에 맺힌 비 라이터 불꽃이 만드는 시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봐 그냥 좀 아쉬운 거야 넌 어디에 있는 거야 우린 왜 멀어진 거야 여긴 참 고요한 거야 사라진 계절의 틈 희미한 기억의 틈 우리가 놓친 그 틈 돌아갈 수 없는 틈 후회는 없는데 자꾸 생각나네 이 도시의 밤은 참 길기도 하네 희미한 냄새가 코끝을 스치네 우리는 어디서 길을 잃었나 보네 먼지가 쌓인 기타 줄을 튕겨 기억의 매듭을 하나씩 튕겨 어두운 방안에 불빛을 튕겨 어제의 나를 저 멀리로 튕겨 그냥 좀 아쉬운 거야 넌 어디에 있는 거야 우린 왜 멀어진 거야 여긴 참 고요한 거야 맴도는 목소리 잊혀진 발소리 여긴 참 고요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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