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가사
익숙한 나무 냄새 낡은 손때 묻은 책의 냄새 딸랑이는 작은 종소리 빗물 맺힌 유리창의 소리 가을비는 창가에 어린 날의 내 기억에 주인 아저씨 건넨 따뜻한 차 안경 너머 서린 하얀 김의 차 나를 다시 부르는 그날의 나 멈춰버린 시간 속 나를 기다린 것 같아 잊고 있던 책갈피 속 서툰 글씨 하나 “언젠가 내 책을 팔 거야” 열일곱의 내가 남겨둔 그 고백 코끝이 찡해지는 오후 참 다행이야 여전히 넌 여기 있구나 여기 있구나 나의 일기장 나의 조각들 어른이 되는 동안 모두 버린 줄로만 알았어 닳아버린 꿈의 조각들 흩어져버린 내 이름들 사실은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있었네 오래 앉아있던 곳 움푹 파인 낡은 의자 한 곳 어린 날의 내가 보여서 웃음이 나다가 눈물이 고이네 잊고 있던 책갈피 속 서툰 글씨 하나 “언젠가 내 책을 팔 거야” 열일곱의 내가 남겨둔 그 고백 코끝이 찡해지는 오후 참 다행이야 여전히 넌 여기 있구나 비가 그친 뒤에 번지는 노을빛 이루지 못한 게 아니라 지켜온 마음이라 조금 늦게 깨달은 나를 안아주는 시간 조용히 수긍하는 나 잊고 있던 책갈피 속 서툰 글씨 하나 “언젠가 내 책을 팔 거야” 열일곱의 내가 남겨둔 그 고백 코끝이 찡해지는 오후 참 다행이야 여전히 넌 여기 있구나 고마웠어 나의 서점아 나의 첫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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