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Testo
창밖엔 가을비가 내려 일 년 만에 짐을 싸다가 구석진 서랍을 열었어 바랜 쪽지들이 쏟아져 너랑 같이 적어둔 낙서 우린 대체 뭐가 즐거웠나 먼지 쌓인 기억의 조각 손끝에 닿는 차가운 감각 이사를 가려던 마음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돼 특별한 건 하나 없어도 그저 곁에 있어 좋았어 좁은 방에 둘러앉아서 라면 하나에 참 행복했어 이제는 다른 도시의 밤 너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 음 음 그리운 이름 음 음 잊혀진 마음 다 써버린 립밤 껍데기 같이 쓰던 거라 못 버려 커피 자국 남은 파우치 그날의 온도가 묻어있어 현관문 삐걱대던 소리 아직 내 귀에 선명한데 연락처를 한참 보다가 누를까 말까 망설이다가 쑥스러운 마음이 앞서 그냥 화면을 덮어버렸어 특별한 건 하나 없어도 그저 곁에 있어 좋았어 좁은 방에 둘러앉아서 라면 하나에 참 행복했어 이제는 다른 도시의 밤 너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 집 앞 편의점 스피커 우리 노래가 흘러나올 때 나는 한참을 서 있어 발걸음이 떼지지 않아서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 우리만 여기 멈춘 것 같아 너는 요즘 어떻게 지내 바쁘게 살고 있는 거겠지 술 한잔하자는 그 약속 아직 미뤄둔 채 살아가지만 언젠가 또 늦은 밤이면 다시 라면을 끓여 먹을까 특별한 건 하나 없어도 그저 곁에 있어 좋았어 좁은 방에 둘러앉아서 라면 하나에 참 행복했어 이제는 다른 도시의 밤 너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 음 음 그리운 이름 음 음 잊혀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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