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

먼지 낀 재킷과 낡은 바늘

재소(Jae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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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o

간판 위로 툭툭 빗방울 튀어
가을은 어느새 가게에 와있어
소파에 남은 밴 담배 냄새
난 그냥 멍하니 앉아있어
현관에 달린 풍경은 녹슬어
혼자서 낮게 울고만 있어

서랍 속 깊은 조니 미첼
먼지 낀 낡은 LP 재킷
그 속에 숨겨둔 영화표 한 장
반지 자국만 선명하게 남아
손가락 끝엔 검은 먼지들
기억은 그렇게 손에 묻어

유리창 타고 흐르는 빗줄기
내 마음 같아서 그냥 둬
식어버린 믹스커피 한 모금
속은 여전히 조금 쓰네

삶은 이렇게 바래가는 건가 봐
날카롭던 기억도 닳아 부드러워져
원망도 없고 기다림도 없어
그저 그날의 온기만 남았어
우린 참 많이도 변했구나

바래진 종이처럼
흐릿한 얼굴처럼
모든 건 조금씩
무뎌져 가나 봐

지붕 위에서 우린 참 어렸지
나눠 피던 담배 연기 속에서
멀리 지나가는 시외버스 불빛
하나씩 세며 밤을 지새웠지
세상이 전부 우리 것인 줄만
그렇게 믿던 스무 살의 우리

이제는 각자의 도시에서
다른 이름의 삶을 살겠지
다시 만날 거란 기대는 안 해
그저 그때의 내가 가여워
웃음이 나네 참 어리석었지
사랑이 영원할 줄 알았으니

삶은 이렇게 바래가는 건가 봐
날카롭던 기억도 닳아 부드러워져
원망도 없고 기다림도 없어
그저 그날의 온기만 남았어
우린 참 많이도 변했구나

바래진 종이처럼
흐릿한 얼굴처럼
모든 건 조금씩
무뎌져 가나 봐

가게 불을 끄고 셔터를 내려
자물쇠 잠그는 소리만 커
돌아가는 길은 바람이 차네
코끝이 찡해져 오는 저녁
잘 지내라는 말은 안 할게
그냥 나도 잘 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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