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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장독대

재소(Jae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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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rik

오일장 모퉁이 낡은 약봉지
지갑 속 잠자던 닳은 버스표
세월이 참 빠르다 혼잣말하다
굽은 당신 등 뒤로 해가 저무네

먼지 낀 창틀에 기대어 앉아
무심코 넘겨본 바랜 사진첩
고생만 시킨 게 너무나 많아
목이 메어 차 한 잔 마시질 못해

젊은 날 가난이 뭐가 무서워
꽃무늬 옷 한 벌 못 사줬을까
무뚝뚝했던 내 못난 말투가
당신 맘 곳곳에 멍을 냈구려

미안해 이제야 사랑인 줄 알았어
장독대 위로 비친 저녁노을 같아라
남은 내 시간은 오직 당신을 위해
다 쓰고 갈게요 나의 고마운 사람

해금 소리 바람에 실려 오면
내 마음도 따라서 울고 싶어라

겨울밤 찬바람 주점 일을 마치고
품속에 꼭 품어온 하얀 호빵들
식어버릴까 봐 뛰던 발소리
그땐 말 못 했지만 참 좋았었소

어느새 하얗게 눈이 내린 머리
김치를 담그는 작아진 어깨
석양빛 조명에 비친 그 모습
세상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워라

세 살배기 손주를 등에 업고서
시장 구경 나가는 당신 뒷모습
눈시울 붉어져 고개를 숙여도
이게 행복인 것을 이제 알았소

미안해 이제야 사랑인 줄 알았어
장독대 위로 비친 저녁노을 같아라
남은 내 시간은 오직 당신을 위해
다 쓰고 갈게요 나의 고마운 사람

사랑해 사랑해 늦게 말해 미안해
내 곁에 있어 줘서 참 고마워요

고마워 이제야 사랑인 줄 알았어
장독대 위로 비친 저녁노을 같아라
남은 내 시간은 오직 당신을 위해
다 쓰고 갈게요 나의 고마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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