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Paroles
자정이 넘은 지하상가 낡은 부스 앞 나 혼자 초록 네온은 깜빡깜빡 구두 굽 소리만 딱딱 깨진 거울 속의 내 얼굴 왜 이렇게 낯선지 몰라 습기 가득한 이 공기에 내 한숨을 섞어보네 주머니 속 남은 동전 마지막 남은 내 미련 번호를 누를까 말까 손끝이 자꾸만 엇나가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심장 끝을 찌르네 춤을 춰 이 밤의 끝에서 비웃어봐 나를 좀 어때서 베이스는 심장을 긁고 발끝은 비트를 밟고 다이얼 소리는 뚜- 뚜- 엇박자로 흔들리는 몸 이게 무슨 세련된 청승 나는 다시 스텝을 밟아 뚜 뚜- 뚜 뚜- 멈춰버린 내 손가락 뚜 뚜- 뚜 뚜- 흔들리는 초록 불빛 편의점 앞 깨진 소주병 불빛에 반짝이는 파편 스쳐 지나가는 택시 바람 치마 끝이 날리는 이 밤 “한심해”라고 말하면서 어깨는 리듬을 타는 중 자조 섞인 나의 웃음이 프렛리스 베이스를 타네 동전 구멍 속의 침묵 내가 만든 이 감옥 전화기를 들까 말까 용기는 자꾸만 엇나가 날카로운 신스 소리가 귓가를 계속 때리네 춤을 춰 이 밤의 끝에서 비웃어봐 나를 좀 어때서 베이스는 심장을 긁고 발끝은 비트를 밟고 다이얼 소리는 뚜- 뚜- 엇박자로 흔들리는 몸 이게 무슨 세련된 청승 나는 다시 스텝을 밟아 신호음이 가면 어쩌나 진짜 네 목소리 들리면 어쩌나 사실은 나 너무 겁나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불협화음 속의 나 미쳐버릴 것 같아 그래도 베이스는 멈추지 않아 내 발도 멈추지 않아 춤을 춰 이 밤의 끝에서 비웃어봐 나를 좀 어때서 베이스는 심장을 긁고 발끝은 비트를 밟고 다이얼 소리는 뚜- 뚜- 엇박자로 흔들리는 몸 이게 무슨 세련된 청승 나는 다시 스텝을 밟아 뚜 뚜- 뚜 뚜- 결국 누르지 못한 번호 뚜 뚜- 뚜 뚜- 동전은 다시 주머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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